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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영장?

Recompanion 2025. 11. 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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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북부의 아틀라스산맥에는 바바리원숭이가 살고 있다.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곳이다. 한여름에 섭씨 30도까지 기온이 올라가지면

겨울에는 수은주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진다.

눈도 오고 바람도 거세다.



바바리원숭이는 추위에 강하지 않은 종이다.

털이 짧아 단열 효과도 약하다.

그렇다면 원숭이들은 혹독한 고산지대에서 어떻게 추위를 이겨내는 걸까?

그들의 생존 비결은 ‘체온 나누기’이다.






이들 원숭이는 추위가 찾아오면 3~6마리씩 모인다.

그러고는 서로 껴안은 채 둥근 형태로 웅크린다.

서로의 체온을 공유함으로써 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동물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을 ‘사회적 체온 공유’라고 부른다.



흥미롭게도 바바리원숭이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체온을 나누는 무리의 규모가 커졌다.

또 사회적 접촉이 늘고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암수끼리나 수컷들끼리 서로 털을 고르며 몸을 맞대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추위가 이들에게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도

바바리원숭이처럼 사회적 온기로 추위를 극복한다.

펭귄은 수천 마리가 알을 품은 채 둥글게 모여 거대한 군집을 형성한다.

무리의 중심 온도는 섭씨 30~37도까지 상승한다.

안쪽의 개체들은 몸이 따뜻해지면 바깥의 펭귄과 위치를 교대한다.



겨우내 동면하거나 반동면 상태로 지내는 박쥐도 체온을 공유한다.

박쥐는 동굴 천장에 수백~수천 마리가 엉겨 붙어 매달린다.

몸집이 작은 참새 역시 둥글게 모여 겨울을 난다.

새들은 서로의 깃털이 겹치도록 몸을 바짝 밀착한다.

중앙에 있는 새가 가장 따뜻하지만 이들은 몇 시간마다 서로 위치를 바꾼다.

서로 붙어 있는 새들은 혼자 있을 때보다 체온이 5~10도 높게 유지된다고 한다.



동물들이 체온을 공유하는 것은 극한의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서로의 체온을 나누지 못하면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동물들이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간은 두셋만 모여도 서로 헐뜯고 싸우기에 바쁘다.

이런 인간의 종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감히 부를 수 있을까.



- 배연국의 행복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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