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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읽어보는 시

Recompanion 2025. 10. 3.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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曠 野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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